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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 후기

이번에는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에 대한 책을 리뷰 해보려 한다. 그동안 경제에 너무 무지하기도 했고, 작년 코로나관련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경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경제를 이해 하기 위해서는 돈의 흐름을 알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고, 그래서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이 책은 시간순으로 역사를 다루는것이 아니라 굵직한 주제 7가지로 나누어서 이와 연결된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 7가지의 주제는 다음과 같이 목차로 나뉘어져 있으며 목차는 다음과 같다. 이 중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내용을 위주로 소개를 하고 마무리를 하려고 한다.

목차

  • 1부: 전쟁에 이기기 위해서는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
  • 2부: 대항해시대로 열린 ‘글로벌 경제’
  • 3부: 맬서스와 이해할 수 없는 신세계
  • 4부: 대공황, 아 대공황!
  • 5부: 금본위제가 무너진 이후의 세상
  • 6부: 일본 경제는 어떻게 무너졌나?
  • 7부: 1997년 우리나라는 왜?

1부-2장: 네덜란드에서 세계 최초의 주식회사가 출범한 이유는?

16세기 ‘대항해시대’가 시작 하면서, 항해를 통해 교역이 활발히 이루어지게 되었다. 항해를 통해 이루어지는 교역은 1~2년 단위가 아니라, 수년 혹은 수십 년에 걸친 사업을 해야 하는데, 이때 ’무한책임’ 원칙에서 ’유한책임’의 필요성이 거론되었다. 사업에 실패하더라도 자기가 투자했던 지분만 포기하면 더이상 책임을 추궁당하지 않는것이 ’유한책임’제도다. 따라서, 이의 책임을 분산 시키기위해 여러 곳에서 투자를 받아야 할 필요가 있기에 투자에 대한 소유를 증명하는 증서를 만들게 된다. 그 증서가 최초의 주식의 개념이다. 또한 교역의 단위가 수년 혹은 수십년에 이르기 때문에 이 증서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불안해 하기 시작한다. 교역을 떠난 배가 난파는 하지 않았는지, 해적에게 당한게 아닌지 등등 이러한 위험 부담이 생기기 시작하면 이 증서를 싸게 팔기도, 비싸게 팔기도 하는데 그 개념이 현재 주식의 매수/매도의 개념과 흡사하다.

4부-6장: 1929년 미 증시 대폭락의 원인은? 레버리지 투자!

1929년 세계 대공황의 출발점이 그해 10월 말에 발생한 주가 폭락 사태에서 시작했다는 이야기 먼저 시작하자. 1929년 10월, 미국 증시가 무너진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그 이전 6년간 주가가 너무 많이 오른 데 있다. 1차 세계대전 직후에 미국 경제는 거대한 산업 팽창의 순간에 놓여 있었으며, 특히 라디오와 자동차 등 신제품데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주식 시장에도 불이 붙게 되었다. 이렇게 주식시장의 열기가 달아오른 가운데, 여러 가지 위험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한 번도 주식에 투자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시장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빚을 내 투자 자금 규모를 불려 나가는 일(이를 ’레버리지투자’라 한다.)이 빈번해지기 시작한것이다. 이 레버리지 투자가 급격히 증가한 상황에서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하면 연쇄적인 악순환이 발생하게 된다. 실제로 이런일이 1929년 미국 주식시장에서 대규모로 벌어졌다. 1924년 말 레버리지 투자 규모는 22.3억 달러에 불과 햇으나 1927년 말에는 44.3억 달러로, 그리고 1929년 10월 4일 대공황 직전에는 85.0억 달러로 불어나게 된 것이다. 초보 투자자의 비중이 높아지고, 투자 매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시장금리가 상승한 것은 주식시장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했다. 이렇게 레버리지 투자가 비중이 높아지면서 주가가 커지는걸 방지하기 위해 은행은 하나의 선택을 하게 되는데, 금리 인상으로 이를 막으려 했던것이 가장 큰 문제로 자리 잡았다. 주식시장에 존재하는 거품을 꺼트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엇기에, 금리 인상의 속도는 더욱 빨라져만 갔다. 당시 미 연준은 청산주의에 상당히 경도 되어 있었는데, 이를 알기위해서는 당시 후버 행정부의 재무장관이었던 앤드류 멜런의 발언인 “노동을 청산하자, 주식을 청산하자, 농부를 청산하자, 부동산을 청산하자”를 통해 어느정도 알 수 있다. 이렇게 금리가 높아지면서 이들에게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들이 연쇄적으로 부실화 되고 주식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 심각한 불황이 출현하게 되었다.

6부-4장: 일본 부동산시장은 갈라파고스?

1980년대 말, 일본에서 주식가격 폭등과 함께 큰 문제가 된 것은 부동산이었다. 주식시장 호황으로 기업들의 증자 및 신규 상장이 쉬워짐에 따라 은행의 기업 대출이 줄어들었고, 은행이 남아도는 돈을 부동산 담보 대출로 운용하기 시작하면서 안 그래도 비샀던 일본 주택 가격이 급등했다. 돈이 돈을 벌어주는 ’재테크’의 시대가 출현하자, 부동산시장은 무서운 속도로 커지기 시작했다. 당시 일본 부동산 가격이 얼마나 놀라운 수준이었는지 알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비교’가 필요하다. 1913년을 100으로 놓고 볼 대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세계 12개 나라의 실질 주택가격은 100여년 동안 약 4배 상승했다. 그러나 일본은 그 추세가 다른 나라들과 달랐다. 1913년부터 1990년까지 약 31배 상승한 후, 다음 약 25년간 50% 하락했다. 왜 일본 부동산 시장은 다른 선진국과 다른 길을 걸어가게 되었을까? 다른 선진국에 비해 일본 경제의 성장 속도가 빠르고,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되었던 것이 1955~1973년 주택가격 상승의 원인이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이후의 부동산 가격 상승은 결국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저금리 환경에서 발생한 ’버블’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번에도 직전에 썼던것과 같이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이 버블붕괴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는데, 일본 부동산 시장이 이를 버틸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부동산 호황에 도취된 건설회사들이 연 170만 호의 신규 주택을 공급한 것이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 셈이다. 인구 1억 2천만 명의 나라에 주택이 4천만 호였는데, 40년마다 재건축된다고 가정하면 연평균 필요한 주택 공급 호수는 100만호 전후다. 그런데 1990년대 초반, 일본에는 연 170만 호의 주택 공급이 계속되어 심각한 ’공급 과잉’을 유발하고 말았다. 아무리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도, 주택이 이렇게 넘쳐나면 부동산시장의 수급 균형은 개질 수 밖에 없다. 외환이나 석유 등 모든 상품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좌우된다. 그런데도 당시 일본 국민과 건설업체들은 이 자명한 진실을 망각한 것처럼 행동했다. 이게 비극의 시작이었다.


총평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작년에 코로나와 경제에 관련해서 읽었을 때는 경제용어들이 익숙치 않아서 난해하기만 했는데, 어느새 익숙해져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읽혔다. 특히 주식의 시작과 주식의 개념을 알게 되어서 기초 상식에 큰 도움이 되었던것 같다. 2020년, 2021년의 화두는 코로나, 주식, 부동산인 것 같다. 코로나로 타격이 가장 심했더 3월 20이후로 시중의 돈은 주식시장과 부동산에 몰렸으며, 여기서 표현하는 레버리지 투자는 빚투라는 새로운 한국식 유행어를 만들기도 하였다. 미국의 경제 대공황과 일본의 부동산 버블사태를 통해 작년과 올해를 같이 들여다보는 좋은 책이었다. 지금 2021년 3월 7일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갈지는 계속 지켜봐야 겠다.